2010년이 바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의 정도는 그야말로 가소로운 것이었다.
그 이유는 하루가 48시간이 되든지 내가 손오공이 되어서 머리카락으로 날 복제해내든지 뭔가 수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올해 세운 목표 중 하나인 책 50권 읽기를 달성하기 위해 오며 가며 책을 읽던 중 김연수 작가의 소설집에서 마음을 파고드는 문장을 발견했다.
'하루 1440개의 아름다운 일분들'
늘 시간에 쫒겨 종종거리며 살고 있지만 나에게는 매일 1440개의 아름다운 일분들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일분들은 나로 의해 새로운 모습으로 오늘이라는 시간에서 퇴장하게 된다.
처음 나에게 주어졌을 때보다 더 멋진 모습이기도 하고, 오히려 처음의 아름다웠던 모습이 퇴색되기도 한다.
올해 들어 내가 맞았던 하루 1440개의 아름다운 일분들은 어떤 모습으로 내 삶에서 퇴장했을까?
열심히 달려온 만큼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간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일분, 이어 찾아오는 또다른 일분들을 더 멋진 모습으로 채워나가고 싶다.
나에겐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내 인생에 있어 예쁜 상자 속에 담긴 달콤한 초콜릿같은 존재이다.
나는 그들에게서 용기와 행복을 얻고, 내 아름다운 일분들은 그들로 인해 더 아름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