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있다 vs 없다
비밀은 있을까? 없을까?
1.
진실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모인 사람들이 이 자리에서의 나온 이야기의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하고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답변자는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비밀은 있을까? 없을까?
얼마 전 한 사람에게 예전에 자신이 했던 진실게임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난 그 이야기에 관심도 없었고,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내게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에 관계되는 이야기까지 했다.
그 사람이 게임의 규칙을 잊은 것일까?
2.
누군가 내게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했다.
내게 비밀이니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말라는 짐을 얹어주면서.
난 그 이야기를 듣고 잊었다.
그 이야기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가끔 사람들이 내게 그 이야기를 묻는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런 진실 여부를 알고싶어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내게 이야기한 사람 때문이다.
내겐 비밀이라고 했지만 그가 그 이야기를 은연중에 흘리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제 비밀이 아니다.
과연 비밀은 있을까? 없을까?
내 판단으로 비밀은 없다.
어떤 일이 당사자의 입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면 세상에 없는 일이기에 그건 비밀이 아니다.
그리고 당사자의 입에서 흘러나와 적어도 두 사람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또한 비밀이 아니다.
이걸 비밀의 파라독스라고 해야 하나.
비밀이라는 단서가 붙는 일에는 좋은 일보다는 숨기고 싶은 일이 더 많다.
숨기고 싶은 일이기에 혼자 품으면 답답하고, 그래서 비밀을 공유하고 싶어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비밀이라고 이야기를 전하고는 상대방에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지 않을까하는 또 다른 두려움을 갖게 된다.
이런 것을 보면 비밀이라는 녀석, 결코 유쾌한 녀석은 아니다.
최근 비밀에 관한 몇 가지 일을 겪으면서 비밀이 없다면 내 안에서 없애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비밀은 절대 만들 수 없다.
맞는 말인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