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바람 행짱 2002. 4. 12. 20:51

이 세상에서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 물음의 답에는 애인, 배우자, 자식, 부모, 형제 등등 많은 관계들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날 전 이 세상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떠올렸습니다.
요즘 제 마음을 가장 많이 빼앗고 있는 조카를 시작으로 가족, 친구, 동료, 선후배 등 아주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중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하는데 중요한 한 사람이 빠진 것 같았습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도 한 사람이 빠진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누굴까, 한참을 생각하다 깨달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또 한 사람, 그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저 자신이었습니다.
제가 떠올린 그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결국 저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제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랑하는 저를 위해 그동안 제가 무엇을 하였나를 생각해 보니 정말 한심하였습니다.
늘 머리 속에서 만들어낸 틀에 저를 가두어 놓느라고 이러면 안된다 저러면 안된다고 구속하고 억누르고, 저를 위해서 한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 아닌 누군가에게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쉽게 베풀면서 저 자신에게는 베푼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매일 일한답시구 몸이 아픈 것도 챙겨주지 못하고, 누군가 보고 싶다고 해도 참으라고만 하고, 바다에 가고 싶다고 해도 시간없다고 다음으로 미루고, 맛있는 것이 먹고싶다고 해도 절약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 그렇게 늘 머리로 저 자신을 제어하며 살아왔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저 자신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저를 위하고 존중하며 살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먹은 이후로로 여전히 저에게 소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에 여유를 주겠다고 약속했던 여러 가지 실행 방법들을 하나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만으로 저는 물론이고, 제 주위에서 저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도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항상 저와 제 주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보듬어 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도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있겠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지를 생각해 보고,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자신에게 관대해질 수 있도록 노력도 하시구요.
그럴 수 있다면 작은 행복이 여러분의 가슴에 소복히 쌓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