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잔상

오서산

바람 행짱 2009. 2. 23. 00:36

충남 보령 오서산.

억새가 많아 가을 산으로 유명한데, 최근 서해안에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겨울임에도 정취가 멋졌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눈꽃 산행이었을듯.

가을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 나무.

정암사. 운치있는 자그마한 산사였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산을 하얗게 감싸고 있었다.

한 방향으로 뻗은 나뭇가지. 어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무슨 색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나는 하늘색이라고 답한다. 하늘이 나타내는 모든 색. 그리고 특히 이렇게 맑은 하늘색은 아주 많이 좋아라 한다.

오서산은 서해 바다까지 보이는 멋진 풍경을 담고 있다.

저기가 정상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갈 길이 멀었었다.

나뭇가지 위에 쌓여 있는 눈이 목화 송이 같았다. 가슴이 확 열리던 풍경.

정상으로 향할수록 눈이 많았다.

산에 오르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아, 너무 행복해!"

정상에 이르자 멋진 상고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힘들게 바람에 맞선 흔적일까? 

크리스마스 장식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 딱 그 기분이다.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출발할 때 서울 날씨가 영하 7도라 걱정했는데 막상 산에 오르니 날씨가 정말 끝내주게 좋았다.

나는 항상 내가 신의 사랑을 받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서산 정상 표석. 하늘빛과 참 잘 어울리는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