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
'영웅'의 의미를 되새기며...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뮤지컬 '영웅'의 초연이 얼마 전 막을 내렸다.
첫막을 올리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공연이라 다른 공연에 비해 기대감이 컸고, 공연을 관람한 후에는 가슴이 벅차 그 벅찬 느낌을 정리하여 표현하기 힘들었다.
공연은 초연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안중근 의사가 구국의 결의를 하는 순간부터 하얼빈 의거 후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를 담은 스토리는 어느 한 쪽으로 흐르는 않게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잘 드러냈고, 무대 미술은 한 장면 한 장면 감탄을 자아냈으며, 음악 또한 무거움과 가벼움 높음과 낮음의 조화가 적절했고, 그를 표현한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도 최고였다.
그렇게 공연을 느꼈던 감동을 한 달 넘게 되새기고 있다.
그리고 그 감동을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길 권하고 싶다.
공연을 보기 전 왜 제목이 '안중근'이 아니고 '영웅'일까 궁금했었다.
안중근 의사가 우리 민족의 영웅이긴 하지만 '영웅'보다는 '안중근'이라는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 공연의 기획 의도와 내용을 더 수월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 궁금증은 공연을 본 후 '영웅'의 의미를 되새기며 해소되었다.
사전적 의미로 영웅이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며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뜻한다.
나는 이번 공연을 통해 수 많은 영웅을 만났다.
조국을 위해 인간적 고뇌와 두려움을 이겨낸 안중근 의사만이 아니라 세상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타국의 하늘에서 목숨을 잃은 독립투사들도 모두 영웅이었다.
심지어는 안중근과 숙명적인 관계인 이토 히로부미에게서도 영웅적인 면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니 이 공연은 '안중근'이라는 한 인물을 조명한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영웅'의 의미를 되새겨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 메시지에 답을 하듯 나는 공연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 외에 새로운 영웅들을 만났다.
바로 뮤지컬 '영웅'을 기획하고 창작 과정을 거쳐 관객에게 감동을 전한 모든 사람들이다.
공연을 본 후 이 시대의 영웅이란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내 생각은 공연을 본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것이었기에 기립박수가 이어진 것일게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에게 묻는다.
너는 영웅이냐고?
이 질문에 답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에겐 노력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