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나무의 안간힘처럼

바람 행짱 2011. 6. 23. 20:49

 

 

나무는 뿌리내린 곳에 그저 우두커니 서 있다고 생각했다.

봄이면 새잎과 꽃으로 치장하고

여름이면 청록의 싱그러움을 자랑하고

가을이면 알록달록 단장을 하고

겨울이면 숨죽이며 추위를 이기고

그렇게 매년 조금씩 커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를 보고 깨달았다.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 듯 보이는 나무는

깊게 깊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

넓게 넓게 뿌리를 펼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것에서

삶은 더 치열하게 준비된다.

나무의 안간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