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잔상

[서산] 천리포수목원의 가을

바람 행짱 2011. 10. 4. 21:11

이른 가을, 단풍이 들기 전의 수목원에는 볼거리가 없다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느리게 가을이 온다는 천리포수목원의 10월은

가을을 손짓하며 맞는 억새의 여유로움과

단풍을 준비하는 나무의 숨고르기와

파란 하늘에 보색으로 치장한 꽃의 화려함이

한데 어울려 가슴 깊은 곳까지 맑은 기운을 담아주고 있었다.

 

 입구부터 가을을 알리는 억새. 

 

보라색의 합창은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이 녀석의 이름은 나비꽃. 진정 이름과 같은...

 

나비꽃이 춤을 춘다.

 

가을 맞는 황홀한 춤사위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억새는 부드럽게 가을 하늘을 간지럽힌다.

 

멀리 보이는 섬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가을 태양은 무지개를 만들고...

 

꽃과 함께 빛난다.

 

꽃의 붉은 속삭임이 아련하게 귓가에 머문다. 

 

귀기울여 보니 까르르 웃는다.

 

하늘을 향해 붉은 유혹의 웃음을 날린다. 

 

나도 질세라 하늘을 향해 웃음을 보이는 꽃무리.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녀석들의 웃음 가득한 얼굴이 환하기만 하다.

 

녀석들의 웃음이 너무 고와 내 얼굴에도 미소가 머문다.

 

보라색 꽃 무리가 여기도 있었네.

 

수줍던 얼굴이 활짝 피어나고...

 

이렇게 또 가을 하늘을 유혹하는 구나.

 

억새와 하늘은 하나의 풍경이다.

 

이렇게 예쁜 시샘을 보내도...

 

하늘과 갈대는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어라, 저 구름은 뭐지? 봉황이네!!!

 

꽃잎이 떨어져도 갈색으로 다시 피는 꽃.

 

가을은 그냥 이렇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