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구인사 - 종교에 대한 갸우뚱
지난 6월에 홀로 떠났던 힐링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소백산 구인사였다.
대한불교 천태종의 본산인 구인사는 오래 전 소백산 등산 후에 들렸다가
기차 시간에 쫒겨 입구만 들어섰다 돌아선 아쉬움 때문에 여행 리스트에 올렸다.
여행을 다녀오고 한참이 지나서야 정리하면서 구인사에 대한 포스팅은 하고 싶지 않았다.
여행은 무릇 장소와 시간과 내가 혼합되어 내 안의 구태의연한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들로 채우며 에너지를 축척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구인사에서는 그런 느낌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믿는 종교는 없지만 종교에 대한 경외감은 가지고 있는 나인데
구인사에서는 종교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만 품게 되었다.
그래서 산자락을 따라 세워진 사찰을 숨가쁘게 오르면서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소백산 자락이라 나무는 너무 좋았다.
마치 중국의 거대한 건물을 보는 듯.
오르는 길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기도 수행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초여름에 빨갛게 단풍든 나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오르느라 다리에 힘이 더 들어가 숨이 턱턱 막혔다.
왠지 들어서면 안 될 것만 같은 느낌의...
7층까지 엘리버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내려다 보니...
무슨 의미인지 모를 거대한 건축물.
건물 위에 이렇게 거대한 광장과 건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이 안을 들여다보고는 불상이 아닌 금칠한 대조사님이 정좌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어색한 사찰이었지만 소백산의 풍경은 어디에 눈을 두든 좋았다.
구인사 또는 천태종에 대한 학습이 있어야만 갸우뚱에 대한 문제해 풀릴텐데.
하지만 그 의구심은 풀지 않고 덮어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