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은행나무가 말을 걸다
바람 행짱
2013. 7. 8. 20:08
아침 출근길에 만나서 눈인사를 나누는 이 은행나무를 처음 만난 것은 30여 년 전이다.
그때 이미 수령이 500년 넘은 보호수였으니 지금은 600년쯤 되었으려나?
30여 년의 시간은 꼬마였던 내가 중년이 된 긴 시간이었음에도 이 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뿌리내린 그 자리에서 봄이면 파릇한 은행잎을 내놓고 가을이면 노란 잎을 툭툭 떨군다.
오늘 아침, 이 은행나무를 보다가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변화하지만, 변화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것은 순리를 깨닫고 순리를 받아들일 때에만 가능한 것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마음이 흔들리고 그 흔들림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중년의 내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보라고 은행나무가 이렇게 말을 걸어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