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올레21코스 - 제주의 모든 것을 보다
제주 해변을 온전히 잇는 마지막 올레 코스는 해녀박물관에서 시작해서 종달바당에서 끝나는 21코스이다.
올레21코스는 작은 제주라고 할 수 있을만큼 제주의 모든 것이 다 있었다.
바다, 들, 밭, 돌, 오름......
해녀 박물관은 몇 년 전에 찬찬히 관람했기에 이번에는 외관만 훑고 길을 나섰다.
검은 흙과 푸른 새싹의 조화가 제주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농부의 손길로 가지런히 정돈된 밭고랑이 정겹다.
우리나라 들녘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민들레가 제주도 우리 들녘이라고 속삭인다.
걸을수록 풍성한 밭이 보이며 지친 발걸음을 다독인다.
푸른 물결에 취해 어느새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밭고랑을 걷다보니 어느새 바다에 다다른다.
해안에 있는 석다원에는 사람들의 소망이 켜켜히 쌓여 있다.
바람에도 미동없이 서 있는 돌탑을 보며 마음의 심지를 단단히 세운다.
회색 하늘은 바람을 부르고 바람은 파도를 만든다.
바다를 보고 섰자니 이유없이 눈물이 핑 돈다.
눈물 담긴 눈에 들어온 우스꽝스러운 하루방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모래가 고운 해수욕장은 홀로 잔잔한 파도를 들고낸다.
바다를 끼고 걷다 보니 어느새 오름이다.
사람을 그리워하던 지미봉이 나를 반긴다.
작은 들풀로 여름 노래를 부르는 지미봉은 푸르디 푸르렀다.
지미봉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는 안개에 싸인 그대로 그림이었다.
올레21코스 종점에 놓인 간세가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이번 올레는 전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20대 아가씨와 따로 또 같이 걸었다.
따로 걸을 땐 따로 함께 걸을 때 함께 제주를 느끼고 품었다.
우리가 품은 제주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