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잔상
[전주] 가을 하늘 - 무엇을 태우고 싶었을까
바람 행짱
2013. 11. 20. 21:09
10월 초.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전주에 다녀왔다.
전주는 일 때문에 여러 번 방문했지만, 이 도시를 두 발로 마음에 새기는 것은 처음이었다.
온종일 느릿느릿 걸으며 전주를 내 안에 담고 떠나려는데 서녘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던 하늘은 어느 순간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온통 태울 듯이 타오르던 화염은 짙은 연기를 겹겹이 내뱉고 나서야 어둠으로 진화되었다.
무엇을 태우고 싶었을까?
무엇이 그렇게 애끓어 붉은 불길을 피워올린 것일까?
그 붉은 불길을 보며 나는 왜 눈물을 훔쳤을까?
가을은 참, 답이 없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