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평생 함께 할 친구

바람 행짱 2003. 8. 13. 10:05

올해 내 계획 중 하나는 보고싶은 공연은 꼭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 캣츠를 시작으로 올해는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
최근에 본 공연은 뮤지컬 시카고이다.
공연을 보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난 배우들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낀다.
열정적인 노래와 춤, 그들의 흥겨움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행복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공연의 매력은 내 안에 없는 끼를 공연을 통해 내 것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 시카고에서 클라이맥스 부분에 여주인공이 노래한다.
'나와 평생 함께 할 친구는 나 자신뿐'이라고.
공연에 몰입하여 보고 있었는데 유난히 그 대사가 마음에 다가와 머리 속에서 빙빙 돌았다.
나와 평행 함께 할 친구는 나 자신뿐.
맞는 말이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이 세상 여행을 시작하면서 끝내는 그 날까지 변함없이 내 곁에 있을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인 것이다.

난 나 자신과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 항상 내 속에 있는 나 자신과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있었던 일, 내일 할 일,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을 나에게 말해주고 나에게 조언을 듣는다.
그렇게 내 속에 있는 나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해결 방법이 보이거나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지만 내 마음을 모두 열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언제부터인가 난 나 자신을 사랑하자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듬뿍 해주자고 다짐하곤 한다.
그것이 실천에 옮겨지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나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자기 최면을 거는 좋은 방법임은 분명하다.
도시의 수많은 군중 속에서 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내 가슴속에 평생 함께 할 내 자아가 살아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