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가을을 느끼게 해 주세요.
바람 행짱
2003. 11. 17. 11:35
요즘 내가 사는 아파트는 한 폭의 그림같이 가을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지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나무가 울창해져 형형색색의 단풍이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만든다.
아침에 문을 열고 나와 6층 복도에 서서 밖을 내다보면서 '아, 가을이구나. 정말 멋있다.'라고 매일 같은 말을 되풀이하곤 한다.
가을이면 항상 울창한 나무 덕분에 단풍을 야외로 나가지 않고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아파트 단지에서 가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가을에 감탄사만 터뜨렸었는데 어느 날부터 올해는 뭔가 다른 해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그 이유가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는 낙엽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가을이면 떨어지는 낙엽을 예년에는 모두 쓸어 담았었는데 올해는 나무 밑에 그 낙엽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다.
단풍이 지고 낙엽이 떨어지면 관리사무소 아저씨들이 시시때때로 낙엽을 쓸어 자루에 담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로 그런 자루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올해는 낙엽이 그대로 쌓여 있으니 사뭇 다른 느낌일 수밖에.
그야말로 숲에 가서나 느낄 수 있었던 가을을 아파트 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왜 갑자기 낙엽이 쌓여있는 것일까?
재건축 문제로 연일 시끄럽더니 이제는 청소도 안 하기로 한 것인가?
나의 이 궁금증은 엄마가 풀어주셨다.
가을을 느끼게 해주는 것 중 단연 손꼽히는 것이 낙엽이라며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낙엽을 쓸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하였단다.
그래서 미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낙엽을 쓸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말 기발한 요청이고 멋진 수용이었다.
단독 주택에 살 때 느낄 수 있었던 가을 나무의 정겨움을 삭막한 아파트 숲에서도 느낄 수 있다니.
게다가 지난주에는 연일 촉촉한 비가 내려 발에 밟히는 낙엽의 촉감이 비싼 아라비아 카펫보다 더 푹신했다.
멋을 아는 주민과 관리사무소 아저씨들 덕분에 난 요즘 가을에 푹 빠져서 하루 하루를 보낸다.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지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나무가 울창해져 형형색색의 단풍이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만든다.
아침에 문을 열고 나와 6층 복도에 서서 밖을 내다보면서 '아, 가을이구나. 정말 멋있다.'라고 매일 같은 말을 되풀이하곤 한다.
가을이면 항상 울창한 나무 덕분에 단풍을 야외로 나가지 않고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아파트 단지에서 가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가을에 감탄사만 터뜨렸었는데 어느 날부터 올해는 뭔가 다른 해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그 이유가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는 낙엽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가을이면 떨어지는 낙엽을 예년에는 모두 쓸어 담았었는데 올해는 나무 밑에 그 낙엽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다.
단풍이 지고 낙엽이 떨어지면 관리사무소 아저씨들이 시시때때로 낙엽을 쓸어 자루에 담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로 그런 자루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올해는 낙엽이 그대로 쌓여 있으니 사뭇 다른 느낌일 수밖에.
그야말로 숲에 가서나 느낄 수 있었던 가을을 아파트 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왜 갑자기 낙엽이 쌓여있는 것일까?
재건축 문제로 연일 시끄럽더니 이제는 청소도 안 하기로 한 것인가?
나의 이 궁금증은 엄마가 풀어주셨다.
가을을 느끼게 해주는 것 중 단연 손꼽히는 것이 낙엽이라며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낙엽을 쓸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하였단다.
그래서 미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낙엽을 쓸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말 기발한 요청이고 멋진 수용이었다.
단독 주택에 살 때 느낄 수 있었던 가을 나무의 정겨움을 삭막한 아파트 숲에서도 느낄 수 있다니.
게다가 지난주에는 연일 촉촉한 비가 내려 발에 밟히는 낙엽의 촉감이 비싼 아라비아 카펫보다 더 푹신했다.
멋을 아는 주민과 관리사무소 아저씨들 덕분에 난 요즘 가을에 푹 빠져서 하루 하루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