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2003년 12월 31일에는
바람 행짱
2003. 12. 30. 16:29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나는 시간은 연속선상에 있으며 편의상 연월일을 구분해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살을 더 먹는다거나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2003년 올해는 한 해를 뭔가 특별하게 마무리하고 멋지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로운 해를 맞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새롭게 특별한 송년의 밤을 그리고 새해의 아침을 맞기 위한 생각을 지난 달부터 하였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이곳 저곳 사이트들도 둘러보면서 특별한 것을 찾았지만 31일을 하루 남긴 오늘까지도 그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나의 분위기에 맞춰주겠다는 후배 녀석이 제안한 것이 겨우 '찜질방에서 밤새기'이고, 도대체가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동해로 여행을 갈까해도 많은 사람에 치일 것 같고, 남해는 너무 멀고, 서해는 뭐 그저 그렇고.
머리 속 복잡하게 생각만 많았지 결정된 것은 없다.
아이고 골치야.
올 한 해는 항상 이렇게 안개 속에서 보냈던 것 같다.
뭔가 하고 싶다는 욕구와 시간이 없다는 핑계와 게으른 나로 인해 나 자신이 만족할만한 가시적인 목표달성도 없고, 그냥 저냥 한 살이라는 나이만 거저 먹게 생겼다.
나는 항상 살아온 날이 앞으로 살 날보다 많다고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면서도 올 한 해는 나 자신에게 부끄러웠던 한 해가 아니었나싶다.
그래서 송년의 밤과 새해의 아침을 좀더 뜻깊게 맞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2003년 12월 31일에는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함박눈이 펑펑 내려 2003년의 모든 허물을 덮고, 깨끗하게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입가에 노래가 웃음이 머물렀으면 좋겠다.
한 해를 기분 좋게 그리고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일 내가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마음먹은 것은 지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연락 없이 지냈던 사람들, 내 곁에서 항상 나를 응원해줬던 사람들, 뭔지 모를 껄끄러움이 느껴지는 사람들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내 사랑을 담아서 문자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사실 한 해의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저 내가 반성하고 희망을 보듬어 안을 수만 있다면 의미 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여러분 내일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희망찬 2004년 맞으세요.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