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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일요일들

바람 행짱 2006. 7. 19. 19:00

 

-밑줄긋기-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점점 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누군가를 싫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그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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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으로 찾아오는 일요일.
그 수 많은 일요일들을 과거 속에 쌓아가면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일요일은 평범하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에 비해 일요일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 평범함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평범함도 공평함도 쉽게 인정할 수는 없다.
'일요일들'은 그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공평하지만 공평하지 않은 사람들의 일요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와는 다른 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했다.
그 발견이 주는 당혹감은 잠시였고, 내 모습에 밑줄을 그었다.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밑줄 그은 글줄에 대한 공감만이 아니라 뭔가 새로운 소통의 통로를 발견한 듯 싶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