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화창했던 어제 변산반도의 내변산에 올랐다.
두 개의 산을 넘는 코스가 난 무척 재미있었는데
동행했던 사람들은 너무 힘들어 차라리 죽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
내 보기엔 산이 힘든 게 아니라 운동 부족 때문인 것 같더구만.
여린 잎새를 내밀기 시작한 나무들이 공기까지 연두빛으로 만든 것 같았다.
오래간만에 오른 산에서 봄의 향기와 정기를 온몸에 듬뿍 담아왔다.
새잎의 연두빛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나무 사이로 내리쭤는 햇살이 따스했다.
월명암 텃밭의 수선화.
월명암에서 마신 연잎차와 맛있는절밥이 이번 산행에서 얻는 덤이었다.
부처님도 중생들이 '잊지말기'를 바라실까?
저 산들 너머 최종 목적지인 내소사가 있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산속의 '담'. 하지만 저곳에서 산행은 다시 시작된다.
힘겨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꽃. 이름은 모르겠다.
내변산의 산벚꽃은 수줍은 새색시 같았다.
드디어 담까지 내려왔다.
드문드문 핀 진달래 강가를 분홍빛으로 물들였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고기들의 모습이 훤히 보였다.
직소폭포의 전경이다. 역시 사진은 실제보다 시시하다.
그야말로 비취빛의 물빛. 손을 담그면 물들 것만 같았다.
산 속의 이런 오솔길이 나는 좋다.
나무가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것이 서해 바다이다.
왼쪽의 봉오리가 관음봉이다. 저곳에선 이 꽃이 안 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