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를 받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세례를 받았다. 집안이 천주교이기도 하고 종교의 지향점이 사랑 나눔이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모든 종교에 대해서 열려 있다. 하지만 신심이 생기고 집회에 참석하고 기도를 하기에는 내가 너무 이과적인 측면이 강했기에 내 생애에 특정한 종교를 갖는 일은 없을 거.. 공개수다 2018.01.07
아빠가 떠나고 2017년 7월 11일 새벽 1시, 아빠가 영원히 우리를 떠났다. 아빠가 떠난 후 보낸 석 달이라는 시간은 한 마디로 낯설다. 매일 아빠를 생각하고, 아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 셋이 살던 집은 아빠가 떠나면서 넓어졌다. 엄마와 나는 넓어진 집에 아빠 사진과 아빠 이.. 공개수다 2017.10.15
아버지와의 이별 앞에서 아버지 방에 걸려 있는 달력은 4월에 멈춰있다. 4월은 아버지 뇌에 찾아온 불청객이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한 때다. 시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흐르고 우리 가족은 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항암 치료를 시작했지만, 아버지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차도 없이 가라앉기 시작했.. 공개수다 2017.07.09
마음 담금질 1박 2일로 제주에 워크숍을 다녀왔다. 아버지 건강 문제로 불참도 고려했는데, 이제 지루하고 긴 투병 생활의 시작인데 그 때문에 일상생활까지 흔들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녀왔다. 제주에서 봐야 할 업무가 있어 저녁 공식 일정 외에 낮에는 혼자서 움직였다. 두 건의 미팅을 하고 서.. 공개수다 2017.05.20
아빠, 제발... 제주에 왔다. 제주는 나에겐 힐링의 섬이었다. 지치고 힘들 때 와서 마음에 담긴 모든 것을 다 비우고 가는 곳이었다. 그런데 제주에 있는 지금 마음이 무겁다. 올해 초부터 아버지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셨다. 79세의 연세에도 테니스를 할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석 달여 만에 몸을 .. 공개수다 2017.05.12
Sold Out 홍길동으로 변신하여 11월의 첫 주를 보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심지어는 하루에 출퇴근을 두 번씩 해가며. 일주일 동안의 이동 거리가 3천 킬로미터에 달한다. 남은 11월도 첫 주와 다르지 않을 예정이다. 허기를 때우는 식사를 하고 부족한 시간에 발을 동동 구르고 누군가로 향하는 .. 짧은생각 2016.11.06
몽당연필 꾸준히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게 몇 달 전인데, 일이 많다는 이유로 다시 글쓰기를 안 하고 있다. 매일 계획한 분량의 독서를 하는 것만도 벅찰 정도로 마음과 몸이 모두 바쁘다. 일이 많으니 몽당연필이 느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뿌듯한 이 느낌은 뭐지? 일중독자.. 공개수다 2016.10.23
보다. 보다. 보다. 몇 달 전, 가시가 돋친 마음을 사무실 보드에 가시 꽃으로 그렸다. 그런데 의자에 앉으면 마주 보이는 이 그림은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다. 삐죽빼죽 성나 보이기도 하고 오밀조밀 예쁘게도 보이고 울퉁불퉁 짓궂게도 보인다. 그것은 눈으로 입력된 그림이 마음이라는 도화지에 다시 그려.. 짧은생각 2016.10.01
[BOOK] 칠드런 액트 / 이언 매큐언 이언 매큐언 지음 / 민은영 옮김 / 2015 한겨레출판사 동전에는 앞면과 뒷면이 있다. 앞면과 뒷면은 서로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앞면이 없다면 뒷면도 없고, 뒷면이 없다면 앞면도 없다. 앞면과 뒷면은 공존하지만, 둘은 마주 보거나 나란할 수 없다. 법과 종교의 충돌을 다뤘다는 이 소.. 문화접속 2016.09.24
[BOOK] 책가도 / 임수식 임수식 지음 / 카모마일북스 2016 '책가도(冊架圖)'란 조선 후기 정조 시대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가를 채우고 있는 서책과 문방구, 수석 등을 그린 그림이다. 이러한 책가도를 사진작가 임수식이 한지에 사진을 인화하고 바느질을 한 형식으로 현대에 재구성하여 표현하고 있으며, .. 문화접속 201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