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중국 사는 동생이 메신저에 들어와 있었다.
- 언니
- 응
불러놓고는 뭘 하는지 반응이 없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이 녀석이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을 안겨주려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한참 후
- 언니
- 왜? 무슨 일 있어?
- 언니, 나 아기 가졌다. 방금 테스트 했는데 선명하게 두 줄이 나타났어.
- 잘 됐다. 잘 됐어. 언니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다 나려고 한다.
결혼한지 3년 4개월만에 기다리던 조카가 생겼다는 소식이 온 것이다.
동생의 나이도 있고 해서 다음 달쯤 한국에 들어와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기로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여서 아기가 생겼다는 소식은 더더욱 반가웠다.
- 지난 달에 언니가 와서 내가 기분이 좋았나봐. 그래서 아기가 생긴 것 같아.
하는 소리도 얼마나 예쁜지.
기다리던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일하다 말고 사람들에게 새 조카가 생긴다고 자랑하고 또 자랑했다.
그렇게 싱글벙글 여기저기 전하다 문득 이 좋은 소식이 며칠 남지 않은 검정 교과서 적격 판정에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문이라 생각하고 메신저 대화명을 '좋은 일은 연달아 온다!'라고 바꿨다.
그리고 교과서 적격 판정이 있었던 오늘 아침, 발표가 있기 30분 전에 나는 다이어리를 꺼내 오늘의 일기를 미리 한 줄 썼다.
'교과서가 합격됐다.'
합격되면 사실이고, 불합격되면 이렇게 되길 바랬다라고 쓰면 되는거니까.
겹겹이 주문을 걸어놓았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해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중등, 고등 수학 교과서 적격 판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적격 소식을 듣고 정말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오'라고 덩실덩실 춤추며 노래라도 부르고 싶었다.
'좋은 일은 연달이 온다'라는 주문이 통한 모양이다.
교과서 합격으로 인해 올해의 일이 작년보다 두세 배는 많아질테지만 오늘 하루는 합격의 기쁨만 즐기기로 했다.
요 며칠 사이에 나에게 연달아 온 좋은 소식이 내년이면 또 다른 기쁨으로 나를 즐겁게 할 것이다.
앞으로 매일 '좋은 일은 연달아 온다!'라고 주문을 외워야겠다.
주문을 외우면 뭔가 좋은 일이 한 가지씩은 꼭 생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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