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헤↗싱↘헤↗싱↘

바람 행짱 2009. 10. 10. 23:56

"헤싱헤싱"

며칠 전부터 나를 기분 좋게 하는 단어이다.

요즘 읽고 있는 하루키의 신작 소설 '1Q84'에서 발견한 이 단어는 '촘촘하게 짜이지 아니하여서 헐겁고 허전한 느낌이 있는 모양'이라는 뜻의 부사이다.

소설에서는 머리숱이 없는 중년 남자의 외모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였지만, 뜻을 검색해 본 후 답답한 숨통이 트이는 느낌의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시계 위의 바늘처럼 일 초 일 초 촘촘히 살고 있다.

그래서 간혹은 멈추기도 하고 여유를 부리는 헐겁고 허전한 시간을 갖는다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야말로 헤싱헤싱하게 보내는 시간이 삶을 충전하고 새로운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단어를 알게 된 이후로 나도 모르게 "헤↗싱↘헤↗싱↘"이라고 운율을 넣어 중얼거리고는 피식 웃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헤↗싱↘헤↗싱↘"이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주문이 되어 버렸다.

 

 

 

 

 

 

 

 

 

 

 

 

 

 

 

 

 

 

 

헤싱헤싱하게 피어 있는 꽃이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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