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시작되고 이십일이 지났다.
과장을 많이 보태자면 지난 이십일 동안 작년 한 해 동안 한 것만큼의 일을 한 것 같다.
두 다리로 열심히 달리다가 속도가 늦다 싶으면 팔을 날개 삼아 나는 시늉까지 했다.
이렇게 달리고 날면서 시간을 보냈더니 조금은 숨이 차기도 하지만 가슴 한 구석은 뿌듯하다.
2009년은 무기력하게 보낸 한 해였다.
늘 바빴지만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었다.
그런 내가 싫었고 그런 시간이 버거웠다.
그래서 2010년이라는 시간만큼은 내 자신이 흡족해 하는 모습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2010년이 시작되고 365일이라는 새로운 시간 중에 이제 겨우 20일이 지나갔을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는 나 자신이 마음에 든다.
새로운 일들이 어깨가 무거울만큼 주어져 심리적 부담이 크지만 나는 이 무거움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이 무거움 위로 올라설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짜릿한 쾌감마저 느낀다.
2010년에는 돼지가 되어보려 한다.
돼지처럼 욕심내어 많은 것을 소유해 보려 한다.
꿀꿀꿀 신나게 노래 부르며 목표로 하는 모든 것을 살찌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녀석은 내 책상 모니터 앞에서 매일 내게 하트를 날리고 있다.
나는 이 녀석을 보며 이렇게 예쁜 돼지가 되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