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접속

[MUSICAL] 빌리 엘리어트

바람 행짱 2010. 9. 25. 18:22

 

 

 

어렸을 때 내 또래들의 꿈은 비슷비슷했다.

삶의 롤 모델이 많지 않았던 우리들의 꿈은 대통령, 과학자, 선생님 등이 대부분이었고, 꿈 리스트를 적어도 종이 한 장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와는 다르다.

막연하게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이루고 싶은 꿈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적어도 오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어린 배우들은 그랬다.

발레리노라는 꿈을 향해 날았던 극중 빌리 엘리어트와 마찬가지로 뮤지컬의 주축이었던 어린 배우들 또한 자신의 꿈을 무대 위에 펼치며 훨훨 날고 있었다.

 

대극장을 꽉 메운 관객 앞에서 세 시간에 이르는 공연 내내 춤과 노래로 소통하기 위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

이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아동 학대 수준의 연습이 필요했을 거라는 어떤 이의 말에 깊이 공감할 정도로 연습의 과정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을 앞에 두고 춤추고 노래하는 어린 배우들의 모습에선 힘든 구석이나 긴장감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연기가 아니라 자신이 빌리이고 마이클이 된듯한 진정이 보였고, 완벽한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물해 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무대가 이어질 때 얼굴 가득 웃음을 품은 어린 배우들을 보면서 이 공연을 즐기고 있는 것은 관객만이 아니라 이 꼬마 녀석들 또한 무대에 선 자신들의 모습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꿈을 꾸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즐길 줄 아는 꼬마 녀석들.

이 녀석들에게 나이를 떠나 존경심이 절로 생겼다.

 

공연 내내 어린 배우들은 수 많은 감정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 감정들은 내가 또 다시 꿈꾸고 달릴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고맙다, 내 꼬마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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