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위세에 눌려서일까?
지난여름, 나는 나를 버려두었다.
나는 점점 무기력하고 멍한 모습이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이 낯설고 싫었다.
이건 삶에 대한 직무 유기였다.
하지만 태양을 핑계로 여름까지만
이런 나를 참아내기로 하였다.
여름 태양의 강렬함이 누그러지고
어느새 가을이 왔다.
살갗에 시린 자극을 주는 가을바람이 분다.
이제 다시 나를 찾을 시간이다.
이솝우화에서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바람이 아니라 태양이었지만
삶에 대한 내 태만을 벗기는 건
여름 태양이 아니라 가을바람이다.
가을바람에 바란다.
다시 사랑하는 나를 만나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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