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는 출고된 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장롱면허에서 탈출하여 이 차로 운전을 시작했으니 내 운전 경력도 3년을 조금 넘긴 셈인데, 운전하는 것과 차에 대해 아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라 나는 여전히 기계로서의 차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그런데 내 귀가 유난히 소리에 예민해서인지 얼마 전부터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운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귀에 거슬리는 소리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소리는 점점 커졌다.
차에 대해서 모르니 그 소리의 원인도 알 수 없고, 그 소리가 정상적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간혹 옆자리에 다른 사람을 태울 때면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마치 미리 입을 맞춘 사람들처럼 차가 3년 정도 되면 이런 소리가 난다고 하였다.
그래도 뭔가 문제가 있지 싶어 정비소에 전화를 넣어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차에서 소리 나는 건 당연한데 그게 어때서요라며 황당해했다.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소리를 들어서인지 소리가 엔진이 있는 앞부분이 아니라 뒷부분에서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누군가 차 소음기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우선 정비소에 가보라고 해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정비소를 찾았다.
정비사가 시운전을 한 후 뒷타이어의 곡면이 울퉁불퉁한 것을 발견하여 타이어 2개와 휠얼라이먼트를 교체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예전과는 다른 타이밍에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내 귀가 이상한가 싶어 귓구멍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가 다시 들어봤지만, 차에서 나는 소리가 분명했다.
다음 날, 부모님을 모시고 외출하는 길에 아빠에게 차 수리한 사연과 수리 후에도 여전히 소리가 들린다고 말씀드렸다.
아빠는 가만히 소리를 들어보시고 비정상적인 소리가 나는 게 확실하다고 하시며 기계는 상태를 소리로 표현하기 때문에 소리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 차에서 나는 소리는 베어링에서 나는 것 같다고 다시 정비소에 가서 베어링을 살펴보라고 하시기에 다음 날 바로 정비소에 가서 아빠 말씀을 그대로 전했다.
다시 시운전을 하고 살펴본 결과 아빠 말씀대로 뒷바퀴 베어링에 문제가 있어서 나는 소리였고, 베어링 2개를 교체하니 한 달여 동안 내 귀를 괴롭혔던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번 일을 통해서 나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첫 번째는 생명이 있든 없든 모든 것은 의사 표현을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오랜 경험이 가장 정확한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칠순을 훌쩍 넘긴 우리 아빠가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내 차 '쓩'아, 앞으로도 네가 나에게 거는 말에 열심히 귀 기울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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