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다

벚꽃, 잔치는 끝났지만

바람 행짱 2005. 4. 22. 18:57

이제 서서히 벚꽃의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세상을 온통 연분홍빛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던 꽃송이들이
거세게 내린 봄비에 그리고 시간에 순응하며 낙화하고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열흘 붉은 꽃은 없다고 하더니
땅에 떨어진 꽃잎에서 지난 시간의 화려함은 찾아볼 수 없다.
한 번 성하면 반드시 쇠퇴할 날이 있다는
화무십일홍의 속뜻이 이래서 생겨난 것일까?

 

그러나 진정 꽃잎의 낙화가 쇠퇴를 뜻하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들이 벚꽃의 화려함에 취해 있는 동안
나무는 분주히 열매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꽃잎을 떨군 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정성을 기울일 것이다.
그 정성으로 나무는 더 많은 개체를 생성해 내고, 성숙해질 것이다.
또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봄은 다시 온다.
새로운 봄이 오면
그 화려한 꽃잔치는 다시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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