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잔상

논산(1) - 대둔산

바람 행짱 2004. 3. 12. 13:43

대둔산은 처음 가보는 산이었다.

버스 안에서 내내 자다가 산에 거의 도착해서야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으로 화려한 산의 자태를 보고는 홀딱 반해 입가에 침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멍하게 산만 쳐다봤다.

산에 도착해서는 아주 오래된 - 전혀 튼튼해 보이지 않는 - 케이블카를 타고 중턱 까지 올랐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보이는 멋진 바위가 파란 하늘과 어우려져 어찌나 멋있던지...

 

대둔산1 

 

아래 사진 속의 바위는 윗바위가 떨어질듯 하면서도 2000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단다.

 

대둔산2

 

케이블카에서 내려 등산을 시작했다.

본 그대로 험한 산이었다.

온통 철계단으로 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금강 구름 다리가 나왔다.

보기엔 철로 만들어 튼튼해 보이지만 막상 오르면 중간 부분이 울렁울렁 흔들리고 밑은 까마득하여 절로 한숨이 나오는 다리이다.

 

금강구름다리

 

구름 다리를 건너 산행을 계속하다 보면 이번에는 신선대로 오르는 철계단을 만나게 된다.

앞서 건넌 구름 다리는 이 계단에 대하면 할아버지 옆의 어린 손주와 같다.

처름 오르기 시작할 때에는 짧아 보였는데 길이가 긴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밑은 아까보다 더 까마득하고, 다리가 후들거려 앞으로 전진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러나 오르다 마지막에 있는 작은 시멘트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마치 천국과 같았다.

그래서 붙인 별명이 바로 천국의 계단...

 

신선대처계단

 

대둔산의 정상 마천대에 올랐다.

마천대에서 찍은 사진은 아쉽게도 이 못난 얼굴이 나와 있어서 생략.

땀흘려 산을 오르는 기분은 직접 오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한다.

그 좋은 기분을 만끽하다 내려오면서 산에서 먹는 컵라면 하나...

아, 신선이 따로 있나... 내가 바로 신선이지.

 

'여행잔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이섬에서의 하루  (0) 2004.03.23
논산(2) - 쌍계사  (0) 2004.03.13
2004년 2월의 마지막 눈  (0) 2004.03.02
부석사 일몰  (0) 2004.02.14
용평가는 길  (0) 200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