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위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은 후배를 만났다.
지난 봄 만났을 때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해서 내가 병원에 가길 권했었다.
그리고는 잊고 지내다 2달 후쯤 전화했더니 위암 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 있었다.
어찌나 놀랐던지.
진단을 받았을 때 이미 3기 상태였고, 위의 대부분을 잘라내었다고 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난 뭐라 말도 못하고 버벅거리기만 했다.
그래도 후배는 밝은 목소리로 수술이 잘 되었으니 걱정말라고 했다.
병원에 가보라고 했어도 이렇게 큰 병에 걸렸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소식을 듣고 나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려웠었다.
그리고 바빠서 후배의 안부를 묻지도 못하고 시간이 흘렀는데 얼마 전 추석 인사를 한다고 후배에게 먼저 전화가 왔다.
건강도 안 좋은 녀석이 먼저 전화를 하니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항암 치료도 끝나고 이제 조금씩 먹기도 한다기에 문병 겸 해서 만날 약속을 했다.
지난 봄 예쁘기만 했던 후배의 모습은 많이 상해 있었다.
몸무게도 많이 빠져 뼈만 남아있었지만 예전의 밝은 모습은 그대로였다.
이제 35살에 5살짜리 딸을 둔 엄마인데 왜 그런 몹쓸 병에 걸렸는지...
후배는 밝게 웃었지만 난 마음이 많이 아팠다.
후배를 보면서 생각했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의무라고.
아픈 것은 본인도 힘들지만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게 한다.
그러니 건강을 지키는 것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준수해야 할 의무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바른 먹거리,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핑계거리를 생각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이 요즘 우리네들인 것 같다.
후배를 보면서 이제 핑계를 대며 나 자신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건강의 의무,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꼭 지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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