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접속

[소설] 거울 속의 거울

바람 행짱 2008. 7. 18. 19:15

  미하엘 엔데 著

 

엘리베이터를 타고 마주보는 두 개의 큰 거울을 좌우로 보다 한 쪽 거울 속을 들여다 보았네.

거울 속에 거울의 모습이 어떻게 나타날까 궁금해 하면서.

그런데 아무리 보려고 해도 거울의 테두리만 보일 뿐 내 머리에 가려 거울 속의 거울은 보이지 않았다네.

나름 무한히 이어지는 거울의 세계를 기대했건만 거울 속의 거울의 실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네.

 

그래서 이제 거울 하나에 집중하기로 했다네.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노란 표지의 '거울 속의 거울' 책을 거울에게 보여주었다네.

"거울아, 너 여기에 쓰여진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아니?"

거울은 기가 차다는듯 말했다네.

"너 정말 이상한 사람이구나. 백설공주의 계모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묻던데, 그거야 내게 얼굴을 보인 사람들 중에서 답하면 되는 거였고. 내가 읽지도 않은 책에 쓰여진 이야기가 어떤 의미냐고 물으면 나보고 어쩌라고? 넌 백설공주의 계모보다 더 이상한 사람이야."

 

그러고 보니 그렇네.

내가 읽어 놓고 거울한테 물어보는 건 좀 그렇네.

하지만 거울이니까 거울을 알 줄 알았지.

그래서 결국 나는 다 읽고도 이 책에 담긴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 줄 모른다네.

지루하지만 긴 이 책을 다 읽느라고 고생했건만... 머리만 아프다네.

엔데 양반, 어려운 글 쓰느라 고생하셨수.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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