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잔상

[전주] 전동성당 - 가슴에 울림을 남기는 곳

바람 행짱 2013. 12. 12. 20:38

나는 종교가 없다.

없다는 것은 신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의 종교에 적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나와는 달리 우리 가족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다.

전주를 찾은 날, 전동성당에서 미사를 보는 동생과 조카 옆에 나란히 앉았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신부님은 사제관 앞에 겨자꽃이 피었다며 성경에 나오는 겨자씨 이야기를 해 주셨다.

"겨자씨는 가장 작은 씨지만 자라서 나무가 되고 새들이 깃들인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순교의 터에 세워져 지금에 이르른 전동성당의 역사 또한 이 이야기와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전에서 전동성당은 찾아가는 이정표는 어디서든 보이는 전동성당의 돔이다.

    흐린 하늘이 성당의 느낌과 하나로 어울렸다. 

    성당 앞에 서니 특유의 기운에 압도되었다. 

    겨자씨 같은 순교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겠지.

    미사가 끝난 후 성당 안엔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성당 안에서는 규칙과 반복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사제관 앞에 핀 겨자꽃. 성경에는 나무가 된다고 했는데 이리 보니 가녀리다.

   전동성당은...

   성당의 역사와 신부님의 말씀이 하나로 엮여서...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