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지음 / 2014 21세기북스
요즘이야 비자도 없고 입국심사서류도 없어졌지만 이십여 년 전에는 비행기에서 입국심사서류를 작성한 후 입국심사대에서 여권과 함께 제출해야 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첫 해외여행에서 입국심사서류를 쓸 때 회사원임에도 출판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직업란에 'office worker'가 아닌 'editor'를 쓰고 혼자서 뿌듯해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출판사 일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편집자라는 타이틀에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세상에 없던 책을 내 머리로 설계하여 원고를 쓰고 만들어 물성을 가진 개체로 세상에 내놓는 과정을 특별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편집자로 당당한 세월을 보냈더니 이제 진정한 편집자의 세상이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과 관련된 작가의 강연을 먼저 들었다.
늘 그렇듯이 유쾌하고 즐거운 강연이었고, 이어서 읽은 책도 흥미로웠다.
창조가 편집이라고 정의하는 그의 주장을 일면 공감하기도 하고 일면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지금부터 에디터의 세상이 시작된다 하니 앞으로 더 가슴 쭉 펴며 살겠구나 싶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의 생산보다 정보를 편집한 결과물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그 공감을 '에디톨로지'로 정의해 하나의 단어를 소유해버린 저자의 영민함이 부럽기만 하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과는 다른 김정운이라는 저자를 만날 수 있었다.
지식이든 사람이든 새로운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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