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다녀온 제부도는 '달'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새벽, 잠을 설쳐 나온 바다에 서녘으로 넘어가는 달빛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까만 하늘의 조각달, 그리고 바다 위의 물결을 따라 움직이는 달빛.
달이 바다 위의 배가 되고, 바다 저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오래도록 그 모습을 보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 찾은 제부도는 사람과 식당뿐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갯벌이 있기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져서인지 섬 전체가 식당인 것만 같았습니다.
자연 그 자체를 좋아하는 제에겐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심히 사진기 셔터를 눌렀지만 제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네요.
앞으로는 유명 관광지일수록 관광지와 상업지를 분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