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접속

[영화] 제8회 SICAF

바람 행짱 2004. 8. 9. 18:55

어제 제8회 시카프(Seoul International Cartoon & Animation Festival) 참가작 중 리틀 롱노우즈와 벨빌의 세쌍동이를 보았다.
모두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후배 덕분이었다.
영화도 후배가 고르고 난 그저 몸만 동행했지만 기대감만은 잔뜩 준비해서 영화관으로 향했다.

 

첫번째 영화인 리틀 롱노우즈(Little Longnose)는 러시아 영화로 전통적인 동화의 구성에 충실했다.
마녀의 마법에 걸려 큰코에 곱사등이된 야곱과 거위가 된 공주 그레타가 악을 물리치고 마법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였다.
특별한 스토리의 반전은 없었지만 어린 시절 읽었던 화려한 그림의 동화책이 떠올라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 주는 영화였다.

롱노우즈1롱노우즈2롱노우즈3

 

두 번째 영화인 벨빌의 세쌍동이는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와 우연히 친구가 된 벨빌의 세쌍동이의 모험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자전거에 관심이 많은 손자를 선수로 훈련시키고 뚜르 드 프랑스 대회에 출전시키지만 대회 도중 불법 도박 사이클 클럽을 운영하는 마피아에게 납치된 손자를 찾아 망망대해를 건너 벨빌까지 까서 벨빌의 세쌍동이와 손자를 구한다는 모험담이 독특하게 그려진다.
영화 곳곳에서 감독은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장치를 많이 배치해 놓았지만 그 의미를 파악하기에는 영화에 비해 내 수준이 낮아 좀 아쉬웠다.

벨빌1벨빌2벨빌3

 

두 편의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조물주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또 다른 조물주가 되고 있다.
내게 그런 조물주의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 옆에서 함께 즐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인 삶의 자세일까?

 

처음 만나게 된 시카프는 내게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벌써 다음 페스티벌이 기다려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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