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은 경비가 만만치 않다.
탁 터놓고 말하면 제주도 여행 비용이면 동남아시아 패키지 여행도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제주도를 외면하고 기왕이면 외국으로 가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제주도로 다시 돌려놓은 계기가 올레길이 아닌가 싶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길을 기획한 후 걸어서 코스를 만든 서명숙씨가 쓴 '제주걷기여행'(http://blog.daum.net/jja817/13661398)을 읽은 후 나는 내 소망수첩에 제주 올레길 모든 코스 완주를 적어 넣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 휴가에 올레길 1코스에 도전했고, 완주를 목표로 올레 패스포트도 구입했다.
올레길을 걸은 소감은 좋았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공기가 좋아서 15km를 걸어도 몸이 거뜬했다.
다만 아스팔트 코스가 많은 점이 아쉬웠으나, 그 또한 제주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것으로 상쇄시킬 수 있는 정도의 아쉬움이었다.
올레1코스가 시작된다.
시작은 양쪽에 밭은 끼고 도는 탁 트인 길이었다.
성충이 된 매미가 남겨놓은 애벌레 껍질. 나이가 들었어도 이런 걸 보면 여전히 신기하다.
곰이 앞발을 들고 있는듯한 모양의 나무. 아닌가?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데.
사람들의 소망을 적어 걸어놓은 나뭇조각. 적어야만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생략!
조금씩 울창해지는 숲. 이곳의 공기는 그야말로 쵝오!!!
땅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생명이 움튼다.
말미오름을 오르다 본 풍경.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 상태가 안 좋다. ㅠㅠ
말미오름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을 있다. 방목 중인 소가 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어놓은 설치물.
목장길 따라 오름 오르며~~~ 저 멀리 소가 보이는가?
길을 막고 식사에 여념 없는 소들.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경지에 올랐는지 비켜달라니까 비켜주었다.
올레길에서 길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알려주는 간세. 간세는 제주 조랑말의 이름이란다.
이런 길을 걸으면 머릿속은 하얗게 비워지고 입에선 노래가 절로 나온다.
제주의 느낌이 살아있는 초원. 알오름으로 가는 길이다.
알오름에 방목되어 있는 말.
길을 막고 선 녀석들. 이 녀석들은 성격이 있는지 길을 비켜달라는 내 부탁을 못 들은 척 했다.
세상을 향해 쭉쭉 뻗어 나오는 생명들.
무엇을 심기 위한 밭일까? 제주도에서는 무엇이든 쑥쑥 자랄 것만 같다.
종달 초등학교 운동장. 천연 잔디가 쫙~~~
이제부터 바닷가를 끼고 걷는다. 이 길이 꽤 긴데 차도를 끼고 가는 길이라 아쉬웠다.
드디어 성산 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주의 바다는 노래를 부른다. 가슴 속에 잔잔히 남는...
멀리 보이는 우도. 어떻게 봐야 소가 누운 모양으로 보일까?
성산 일출봉이 보이니 제주도를 걷는다는 것이 실감났다.
비취빛 해변과 성산 일출봉. 태양이 이글대는 날씨였지만 가슴이 탁 트였다.
광치기 해변 쪽에서 본 일출봉.
올레길 1코스를 완주하고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
땀에 젖은 우리를 보고 아저씨가 한 말씀 하셨다.
"들으면 기분 나쁘실지 모르겠지만 제주 사는 저는 왜 사람들이 비싼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와서 올레길을 걷는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듣고 우리는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나는 속엣말로 말씀드렸다.
'아저씨, 서울에 살지 않으셨죠? 그럼 제주 올레길 왜 걷는냐고 묻질 마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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