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한재림 / 출연 송광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 2013 / 한국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오르는 순간 나는 몸을 의자에 깊숙이 파묻었다.
우울하고 화가 나서였다.
영화가 나에게 전달한 것은 세상을 지배하는 힘의 논리였고, 그 힘의 논리는 나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다.
그 이유는 힘없는 관상을 가진 내가 힘 있는 관상을 가진 자와 세상을 공유해야 한다는 현실에의 대입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는 관상에 세상 속에서 가지는 힘과 그 힘으로 인한 삶의 결말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 주장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영화는 허구이다.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허구를 조합하는 작업이다.
그러니 영화의 주장에 대해 이렇게 내가 불편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불편하다면 그건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나 또한 관상을 의식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거울을 보지 않고 있다.
내 얼굴에서 읽히는 마음이 편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며 억지로라도 웃어야겠다.
웃다 보면 힘 있는 관상으로 바뀔 것이라 믿으면서 많이 웃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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