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유 없이 우울해질 때가 있다.
하늘은 여전히 머리 위에 있고, 땅은 여전히 내 발 밑에 있는데, 그리고 내 주위 모든 환경도 변함없이 그대로인데 까닭 없이 우울해져 며칠씩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우울증은 나만의 증상은 아닌 것 같다.
사무실에 앉아서 사람들은 보면 어느 누군가 한 명 정도는 이런 우울증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우울증을 눈치채고 쪽지 한 장 보내보면, 대부분 이유없이 그냥 우울하다고 한다.
이런 우울증이 날 찾아올 때, 우울증을 극복하는 나의 노하우를 몇 가지 정리해 본다.
첫째. 혼자서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운다.
눈물은 정신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한다.
침대에 누워서 혹은 욕실에서 거울을 보며 혼자서 눈물을 줄줄 흘려본다.
또는 드라마나 서정적 다큐멘터리를 핑계로 여러 사람이 있는 데서 울어도 좋다.
그냥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막 울다 보면 가슴이 어느 순간 탁 트인다.
둘째, 나하고 수다를 떤다.
나 자신하고 주제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거울을 보거나 그냥 앉아서 또는 거리를 걸으며 나 자신에게 계속 말을 건다.
어떤 말이든 계속 하다보면 내가 알지 못했던 우울증의 원인을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떠드는 모습을 남들이 보면 정신이상자로 보일 위험성은 조금 있지만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나 자신에게 함으로 해서 얻어지는 속시원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셋째,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생각나는 노래는 메들리로 계속 부른다.
혼자 노래방에 가서 부르고 싶은 노래를 모두 입력시킨 뒤 목청껏 노래를 부르면 효과가 좋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듯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다 달아나는 것 같다.
넷째,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간다.
재래 시장이나 대학로 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간다.
그곳에서 사람들의 사는 모습, 웃음, 정열 같은 것을 느끼면 우울해 하는 내 모습이 바보스럽게 느껴진다.
그들이 웃을 때 같이 웃어보고, 그들이 걸을 때 같이 걸어보고, 그들이 노래할 때 같이 따라 불러보고, 뭐 그러다 보면 그들의 정열이 어느 순간 내 가슴에 소복히 담겨짐을 느끼게 된다.
다섯째,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신촌역에 가서 문산행 기차를 타고 달려도 좋고, 춘천에 가서 자전거를 타도 좋다.
아니면 요즘 다양하게 운영되는 여행사의 무박이나 하루 코스 여행도 좋다.
하늘과 물과 숲을 보고 나면 우울이 담겨 있었던 새가슴이 초원을 누비는 사자가슴으로 변하게 됨을 느끼게 된다.
우울증을 극복하지 않고 힘들어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
저마다 다양한 방법의 우울증 극복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지 짧은 인생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우울증에서 빨리 탈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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