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간은 늘 분주하다.
그저 배를 채우는 느낌으로 허겁지겁 아침을 먹고 뛰듯이 아파트 현관을 나선다.
오늘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현관을 나와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뛰듯이 계단을 달려 내려왔다.
아파트 입구를 돌아서려는데 청소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고, 그 차를 보고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졌다.
청소함 근처에 청소차가 서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청소차가 나를 멈춰 세운 이유는 말끔한 복장의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청소차를 깨끗하게 닦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의 주인이 자신의 차를 깨끗이 닦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차가 청소차였기에 나도 모르게 멈춰 선 것이다.
쓰레기란 우리 곁에 늘 있던 물건이나 음식이 쓸모 없어져 버려지는 것이다.
곁에 있을 때에는 알게 모르게 손이 가던 물건과 음식이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어 먼지를 뒤집어쓰고 더러워지면서, 또 부패하면서 사람들의 거친 시선을 받게 된다.
그런 쓰레기를 수거하는 대부분의 청소차 또한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먼지로 뒤덮여 있고 악취가 나며,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옷은 얼룩이 잔뜩 묻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깨끗한 청소차와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옷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런데 말끔한 복장으로 청소차를 닦고 있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를 마주쳤으니 발걸음이 멈춰질 수밖에 없었다.
잠시 출근하는 중이란 사실도 잊고 서서 정성스럽게 차를 닦는 아저씨의 몸짓을 보며 난 아저씨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계시다는 것을 그 한 가지 모습을 보고서도 알 수 있었고, 그런 아저씨의 모습은 나에게 감동을 주었다.
우린 최선을 다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지 되짚어 생각해보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아침마다 전쟁하듯 집을 나서고 회사에서는 스트레스로 몸살을 앓는 내 모습이 내게 주어진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면 결과와 관계없이 행복할 것이고, 주어진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오늘 아침 햇살을 받으며 청소차를 닦고 있었던 아저씨의 밝은 미소를 배워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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