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서 출판사에 다녀서일까?
매년 수능을 준비하고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다.
특히 수능 전날이면 마치 수험생처럼 가슴이 두근거려 청심환이라도 하나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는 큰 시험에는 운이 없었다.
고등학교 입학 시험이었던 연합고사를 보는 날에는 갑자기 폭설이 내렸고, 하필이면 고사장의 내 자리가 창가라 내리는 눈에 정신을 빼앗겨 1교시를 허둥지둥 보내고 모의고사보다 낮은 점수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학 입학 시험이었던 학력고사는 몸이 아파 고사장 양호실에 누워서 보았다.
베개를 두 개 받치고 누워 배와 세운 무릎에 합판을 대고 시험을 보자니 3교시쯤부터는 체력이 다해 비몽사몽간에 시험을 치뤘고, 양호실 앞에서 기다리시던 엄마 얼굴을 보자 마자 눈물부터 떨구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큰 시험이었던 연합고사와 학력고사를 이렇게 치뤘기 때문인지 수능을 하루 앞둔 수험생들의 초조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그 이해의 정도가 지나쳐 마치 내가 시험을 앞둔 것처럼 하루를 긴장 속에서 보냈고.
내일은 지난 한 해 건너뛰었던 입시 한파가 다시 온다고 한다.
긴장한 아이들이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된다.
부디 수험생들 모두 오늘 밤 숙면을 취하고 내일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길 바란다.
적어도 나처럼 운 따위를 거론하지 않도록 시험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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